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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안하면 속은 건조한데 금방 번들거려요. 수원 여드름 피부는 보습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세안하면 속은 건조한데 금방 번들거려요. 지성 여드름 피부는 보습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성 여드름 피부가 세안 후 당기고 금방 번들거린다면, 피부가 건조하니 수분크림을 더 바르라는 식으로 결론 내리기보다 피지, 피부장벽, 세안 방법, 보습제 제형을 나누어 살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여드름 피부에서도 당김과 건조감이 나타나고 피부장벽 기능이 떨어진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곧바로 "수분이 부족해서 피지가 늘었다"거나 "기름진 크림으로 유수분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결론으로 연결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피지 분비와 피부의 수분 유지에는 서로 다른 기전이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세안 후엔 당기고 몇 시간 뒤엔 번들거리는 이유가 뭔가요?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세안하면 얼굴이 당기는데 몇 시간 지나면 기름이 엄청 올라와요. 피부가 건조해서 피지가 더 나오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느끼시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다만 지금까지 알려진 피부 생리로 보면, 피부 표면의 수분이 줄었을 때 피지샘이 이를 감지해 피지를 더 만들어내는 단순한 보상 기전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피지 분비를 조절하는 주된 요인에는 안드로겐이 있고, 여드름 치료에서 피지를 직접 줄이려는 치료도 피지샘이나 안드로겐 경로를 겨냥합니다.

그래서 세안 후 속당김에 이어 번들거림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피부가 건조해져 새 피지를 더 만들었다고 단정하기보다 두 가지가 겹친 것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하나는 세안으로 피부 표면의 지질이 제거된 뒤 원래 분비되고 있던 피지가 다시 올라오는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피부장벽이 자극받아 당김을 느끼는 것입니다. 따라서 속은 당기고 겉은 번들거린다고 해서 곧바로 수분크림을 많이 발라야 하는 피부라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유수분밸런스'라는 말로 피부 상태를 설명해도 되나요?

유수분밸런스는 피부 관리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이라 낯설지 않습니다. 보통 유분은 많은데 수분은 모자란 상태, 또는 수분이 부족하니 피부가 이를 보상하려고 피지를 더 만드는 상태를 가리킬 때 쓰입니다.

하지만 피지와 각질층의 수분은 시소의 양쪽처럼 함께 오르내리는 구조가 아닙니다. 피지는 피지샘에서 만들어지며 안드로겐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반면 피부 표면의 수분 유지에는 각질층의 세라마이드, 천연보습인자(NMF), 피부장벽 상태 등이 관여합니다.

이 때문에 같은 "유수분밸런스가 깨졌다"는 말 안에도 서로 다른 피부가 섞여 있습니다.

(1) 수부지 피부 : 피지는 많은데 수분이 부족해 피부가 당기는 경우
(2) 장벽 기능 저하 : 피지가 많으면서 피부장벽이 손상되어 수분이 쉽게 손실되는 경우
(3) 진짜 건성 피부 : 피지와 수분 모두 적은 경우


"유수분밸런스 문제"라는 표현이 나타내는 세 가지 서로 다른 피부 상태를 보여주는 그림

저는 '유수분밸런스'라는 표현보다, 그 안에 어떤 문제가 들어 있는지를 하나씩 나누어 확인하는 쪽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로 보면 여드름 피부의 수분과 장벽은 어떤 상태인가요?

과거 연구에서는 여드름 피부에서 수분 손실이 늘어나고 수분보유능이 떨어지는 소견이 함께 관찰되었습니다. 1995년 Yamamoto 연구팀의 연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2013년 Thiboutot과 Del Rosso의 리뷰에서는 여드름과 피부장벽의 관계, 그리고 여드름 치료제가 피부장벽에 미치는 영향이 함께 정리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드름 피부에서 세안 후 당김, 예민함, 잦은 각질, 지성인데도 속이 건조한 느낌이 나타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여드름 피부에서 수분 부족이 아닌 수분 증가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주는 그림

최근 연구에서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2024년 Sukanjanapong 연구팀이 여드름군 164명과 정상군 152명, 모두 316명을 비교했더니 여드름군의 TEWL(Transepidermal Water Loss, 경피수분손실)은 13.16으로 정상군의 10.63보다 높았습니다. 피부장벽을 통한 수분 손실이 더 많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측정된 피부 수분량은 여드름군이 244.60, 정상군이 222.60으로 오히려 여드름군에서 더 높았습니다.

정리하면 과거 연구에서는 여드름 피부에서 수분 손실 증가와 수분보유능 저하가 함께 관찰되었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여드름 피부에서 수분 손실은 늘었는데도 측정된 피부 수분량은 오히려 높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여드름 피부의 장벽 문제를 단순히 '수분이 부족한 피부'라고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수분의 양 하나보다는 피지, 장벽 지질, 염증 상태가 함께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드름 피부에는 어떤 보습제를 골라야 하나요?

보습제를 고를 때는 제형을 함께 봐야 합니다. 피부가 당긴다는 말을 들으면 수분이 부족하니 보습제를 더 발라야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성·여드름 피부에서는 지금 쓰는 보습제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중요합니다.

특히 아토피 피부를 위해 만들어진 매우 리치한 장벽크림은 유분감과 밀폐력이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는 피지와 수분이 모두 부족한 경우가 많아 이런 제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성·여드름 피부는 이미 피지가 많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런 피부에 무거운 크림을 반복해서 덧바르면 피지와 제품이 표면에 함께 남아 답답함이나 면포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와 여드름 피부의 서로 다른 피부장벽 문제를 보여주는 그림

다만 성분 하나만 보고 "이 성분은 무조건 여드름을 만든다"고 판단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Non-comedogenic' 표시도 제품을 고를 때 참고할 수는 있지만, 모든 피부에서 면포가 생기지 않는다는 보증은 아닙니다. 결국 피지량, 제형의 무게감, 사용 후 면포가 늘어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여드름 치료를 받고 있다면 보습의 의미도 조금 달라집니다. 아다팔렌이나 트레티노인 같은 레티노이드, 또는 BPO(Benzoyl Peroxide, 벤조일퍼옥사이드)를 쓰기 시작하면 초반에 각질, 건조감, 따가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보습을 아예 피하기보다 세라마이드가 포함된 비교적 가벼운 제형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023년 Journal of Drugs in Dermatology에 발표된 무작위대조시험에서는 아다팔렌 0.3%와 BPO 2.5% 치료에 세라마이드 함유 클렌저와 보습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 피부장벽 회복과 치료 초기 자극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아다팔렌/BPO 치료에 보조적인 dermocosmetic 관리를 병행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치료 효과 자체는 유지되면서 초기 피부 민감도와 치료 순응도에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즉 여드름 피부에도 보습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름진 크림을 무조건 더하는 것과 피부장벽을 필요한 만큼 보완하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보습제를 바꾸기 전에 세안부터 점검해야 하나요?

저는 보습제를 하나 더 추가하기 전에 세안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성·여드름 피부에서 세안은 피부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피지와 면포, 피부장벽에 모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안 성분 중 살리실산(BHA)은 지용성이라 피지가 쌓인 모공을 관리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세라마이드는 세안 과정에서 손실되는 피부장벽 지질을 보완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여드름 피부에서 아래와 같은 습관은 피부장벽을 더 자극할 수 있습니다.

- 과도한 이중세안
- 하루에 여러 번 반복하는 세안
- 알칼리성이 강한 세안제
- 스크럽과 필링의 반복

결국 제가 환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간단합니다. '유수분밸런스'라는 표현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 한 단어로만 피부를 설명하면 관리 방향을 잘못 잡을 수 있습니다. 피부가 당기는 지성 피부라면 "수분이 부족하니 크림을 더 바르자"보다 다음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 피지는 많은데 장벽이 자극받은 것은 아닌지
✓ 세안이 지나치게 강하지는 않은지
✓ 지금 쓰는 보습제 제형이 너무 무겁지는 않은지

여드름 피부에서는 유분과 수분의 양을 억지로 맞추는 것보다, 피지와 피부장벽을 각각 따로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세안 후 당기다가 금방 번들거리는 건 피부가 건조해서 피지가 더 나오는 건가요?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세안으로 피부 표면의 지질이 제거된 뒤 원래 분비되던 피지가 다시 올라오는 과정과, 피부장벽 자극으로 인한 당김이 함께 느껴지는 것일 수 있습니다.

Q. 여드름 피부에 아토피용 장벽크림을 써도 되나요?
매우 리치한 제형은 이미 피지가 많은 지성·여드름 피부에서 답답함이나 면포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피지량, 제형의 무게감, 사용 후 면포가 늘어나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여드름 피부에서 피부장벽을 자극하는 세안 습관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과도한 이중세안, 하루 여러 번 반복하는 세안, 알칼리성이 강한 세안제, 스크럽과 필링의 반복이 피부장벽을 더 자극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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